본문 바로가기

Culture, 울산중구

커피숍 대중을 떠나 대중을 찾다

   울산 최고의 번화가를 자랑하던 당시 중구에서는 커피숍이 술집과 밥집보다 많았다. 다소 과장이겠지만 커피숍은 지금의 피시방만큼이나 유행을 선도하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들 커피숍은 거리에서 하나 둘 사라지고 5~6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하나 둘 생겨나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구도심의 중심에서도 약간 떨어진 울산초등학교 앞 옛 상업은행 거리를 중심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외관과 유럽 풍 실내 장식의 작은 커피숍들이 자리를 틀기 시작하고 있다. 누가 봐도 삼산동의 번화가와 거리가 멀고 유동인구도 매우 적은 곳인데 말이다. 그래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작지만 개성있게 맛있게
   이들 커피숍의 공통점은 4인용 테이블 수 10개 이상을 웃도는 대형이 아니라 3~10개 안쪽의 소규모이다. 그래서 시끌벅적하지 않고 조용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다른 점은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내면서 단골손님을 만들고 있다는 것.
   이 지역의 유행을 이끌면서 이미 인터넷상에서는 유명한 곳이 와플을 함께 파는 '커피나무'라는 곳이다. 테이블 4개가 고작이다. 2007년 오픈한 이곳은 다양한 커피와 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벨기에식 와플과 아메리카노가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내 장식은 여심을 유혹하기에도 충분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림을 마시다.
   봄까지만 해도 갤러리였던 곳도 있다. 바로 옛 상업은행 앞 위치한 갤러리 시소. 하지만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이곳은 진짜 일탈을 꿈꾸는 곳으로 변했다. 다양한 차와 음식, 그리고 그림을 한번에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 이곳이 갤러리를 하던 시절부터 바뀌지 않는 것은 하나 있는 데 바로 간판의 글귀다. "기분좋은 일탈의 시작점"이라는 말은 이곳 시소의 운영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는 셈이다.
   실내는 갤러리였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그림들로 가득 메워져 있고 한 쪽 면은 시소를 중심으로 이쪽 거리가 문화와 예술의 거리로 탄생하길 염원하는 대형 흑백사진이 걸려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어 기대를 해봄직하다.

커피숍 군락
   고작 1년도 걸리지 않았다. 단지 몇 개의 작은 커피숍이지만 어느 듯 성남동 거리의 중심이 되고 외관과 조명은 거리의 상징으로 조금씩 각인되고 있다.
   최근에 개업한 '더 컵'은 한 사람이서 운영하고 있다. 여기 관계자는 "작은 커피숍이 하나 둘 생겨나면 경쟁이 치열해지기 보다는 찾는 이들이 많아져 오히려 상생의 효과를 얻고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커피숍들이 생겨나기를 바랐다. 주변에 업종을 바꾸거나 인테리어 공사 중인 점포들이 있는데 이중 몇몇은 커피숍으로 탄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