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좋고 매부좋은’ 어르신 아파트 택배
아파트측과 협업으로 24시간 서비스 제공
중구 어르신 택배사업이 양질의 노인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아파트 택배서비스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구시니어클럽(관장 손경숙)은 지난 5월 말부터 유곡 푸르지오아파트에서 지역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OK6070 아파트택배’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구시니어클럽은 희망배달사업단 내 8명의 아파트 택배팀을 꾸려, 각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일요일을 제외한 주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개조로 나눠 물건을 받아, 동별 분류 후 전동자전거에 실어 일일이 배달하고 있다.
6개 택배업체에서 배달하는 물품은 하루 평균 180~200개, 지난 두 달 간 총 9,000여개의 물품을 아무 사고 없이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다.
특히, 다른 노인일자리 사업의 평균 임금이 20여만원에 불과한 반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노인들의 경우 40~60만원선으로 배 이상 높아, 노인일자리 특화사업으로 성공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장을 맡고 있는 박광수(70, 교동)어르신은 “처음에는 택배일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무작정 가정으로 찾다 여러 번 허탕을 치기도 하고, 여러 개의 물품을 한 번에 옮기려하니 힘도 부쳤다”며, “지금은 조별로 분업화가 잘 되어 있어 일도 재미있고, 배달속도도 그만큼 빨라졌다. 우리에게 딱 맞는 일인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실제로, 어르신들은 시니어클럽 담당자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처음부터 하나 하나 다시 일을 배우며, 짧은 기간 안에 사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무던히도 애를 썼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류정태(49) 아파트관리소장은 “어르신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처음에는 일부 입주민이 불만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항상 파란옷을 입고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이제는 다들 좋아한다”며, “예전에는 택배가 오면 경비실에서 가지고 있다 보니, 분실 우려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어르신들 덕에 주민서비스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더욱이, 최근에는 어느 정도 택배일이 손에 잡히자 아파트관리소측은 어르신들과 함께 24시간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늦게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입주민을 위해 어르신들이 퇴근하는 오후 10시 이후부터 다음날 출근때까지 경비실에서 택배물품을 도맡아 찾아주고 있다.
현재, 유곡푸르지오 아파트는 10개동 총 911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중구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르는 낯선 사람에 대한 주민불안이 있었는데 어르신들이 택배배달을 하면서부터는 많이 반기고 있다. 평균 5시간정도의 일하면서 상대적으로 임금도 높아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다른 구군에서도 문의가 오는 등 어르신 택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아파트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